[허준열 칼럼] 김현미 장관 '호텔 임대주택' 과연 해답될까?

허준열 칼럼
고객을 먼저 생각하는 부동산 전문 컨설턴트 ‘투자의 신’

[허준열 칼럼] 김현미 장관 '호텔 임대주택' 과연 해답될까?

[프라임경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호텔 임대주택에 만족할 것"이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 대다수가 부동산 11·19 전세대책조차 현실성 결여된 정책으로 현 부동산 시장에 효과가 없을 것이라 고개를 저었다. 주택수가 부족하다고 평가되는 상황에서 김 장관은 주택수를 늘리기 위해 자충수를 둔 것으로 설명된다. 

 

김 장관은 지난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호텔방을 활용한 해외 전세대책을 소개하면서 호텔방은 질 좋은 주택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호텔 리모델링에 대한 이러한 견해는 과거 7~8년 전 수익형 호텔을 염두에 두고 한 발언이라 할 수 있다.

수익형 호텔은 한때 외국인 관광객 유치로 호텔이 부족해 시 정부가 허가를 남발한 것. 당시 홈쇼핑에서 분양 방송 할 정도로 광풍이 불었다. 물론 분양은 성공했지만, 분양받은 구분소유주는 약속된 월세를 받지 못해 경제적 피해만 남았다. 이는 탁상행정에서 나온 안타까운 결과라 할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호텔 임대주택이 과연 현실성이 있냐는 것이다. 누가 호텔에서 비싼 임대료를 주고 살고 싶어 하겠는가. 집 없는 서민은 임시로 머무를 수 있는 호텔이 아닌, 작은 평수라도 안정적인 내 집이 필요하다. 김현미 장관이 말하는 영업이 되지 않는 호텔을 리모델링해 청년주택으로 만들자는 계획은 세금 낭비일 가능성이 높다.

 

지난 4월 첫 선을 보인 청년주택은 이미 높은 임대료에 부실한 시설문제로 사람들의 외면을 받았다.

서울시에서 인허가를 받은 역세권 청년주택 60여 곳 중에서 호텔을 활용한 사례는 종로구 영하우스(베니키아호텔)뿐이다. 영하우스는 기존 18층 239개 객실을 민간임대 207가구와 공공임대 31가구로 전환하는 리모델링 사업으로 계약마감을 앞둔 지난 4월, 180가구에 달하는 입주 포기자가 나온 바 있다.

 

실패 원인은 기존 호텔방에 사용하던 침구류와 가구를 그대로 사용하면서, 월세 32만~38만원 외에 가구 대여비 등 30만원 상당의 '옵션비용'을 요구해 거주비가 크게 높아졌기 때문이다.

근본적인 처방이 없는 임시방편으로 부동산 시장을 잡을 수 없다. 상가·숙박시설을 개조한 리모델링 호텔은 1~2인 가구를 대상으로 한 쪽방촌에 불과하다. 사실상 원룸 오피스텔과 별 차이가 없다. 

서민들이 원하는 것은 원룸 같은 주거지가 아닌 주택가격 안정이다. 과거부터 주택가격 폭등은 이어져 왔었으며, 부동산 정책들은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지금과 같이 무능력한 부동산 정책은 없었다. '영끌' '벼락거지'란 단어는 현재 부동산 정책의 무능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필자는 무능력이란 단어가 가장 무서운 말이라고 생각해왔지만, 이보다 무능력한 사람이 일하는 것이 더 무섭다는 사실을 김현미 장관을 보면서 깨닫고 있다.

2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임대차 3법 폐지 및 고위 공직자 공공임대 의무 거주에 대한 법률"이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지금 발생하고 있는 주택난은 임대차 3법 때문"이라며 "이젠 과오를 인정하고 임대차 3법을 폐지하라"고 말했다. 이러한 사실을 김 장관만 모르는 이것이 현실이다.

김 장관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통해 구입 의사를 타진하는 호텔이 꽤 있다"며 "접근성이 좋은 지역 호텔을 리모델링해 1인 가구를 위한 주택으로 전·월세로 공급하는 것들이 지금까지 꽤 괜찮은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정말 괜찮은 평가를 받았는지 의심스러울뿐더러 어떠한 근거로 그런 발언을 했는지 의문이다. 

 

주택가격 폭등을 시작으로 어디서부터 잘못됐는지 심각한 고찰이 필요하다. 아울러 호텔 리모델링을 통한 호텔방 전셋집에 대해 다시 한 번 고민해야 한다. 소위 작금의 문제와 현상들은 부동산 시장의 흐름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정책을 진행한 정부에 있으며, 과도한 시장 개입과 규제에서 시작됐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또한 시장의 의견 수렴을 통해 보다 현명한 돌파구를 모색해야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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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준열 칼럼니스트 / '투자의 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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