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열의 투자의신] 상투 잡는 아파트 투자자 늘고 있다
[프라임경제] 새 정부 출범 후 부동산 시장의 움직임이 심상찮다. 서울의 아파트값이 급등하고 있는가 하면, 분양시장 열기 또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지방에서는 미분양이 늘고 있는데도 서울과 일부 수도권에서는 아파트 분양이 조기 완판 됐다는 보도가 줄을 잇고 있다.
현재의 부동산 시장 열기는 새 정부 출범에 따른 경기 회복의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강화된 규제 정책이 나오기 전 부동산 시장으로 수요가 몰리기 느낌도 있다. 실제로 대선을 전후로 해서 새 정권이 들어서면 부동산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했었다.
하지만 새 정부의 부동산 시장을 규제하는 정책을 발표한 가운데 현재의 부동산 시장은 과연 정상일까.
예전에도 그랬지만 요즘도 필자에게 상담을 요청하는 사람 대부분은 아파트 단기투자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또 이전에 투자를 해본 적이 없는 사람이 많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아파트 투자를 하는 것이 요즘 대세 아닌가 하고 필자에게 되묻는 사람들도 있다.
필자는 부동산 투자를 가전제품 에어컨을 구입하는 것에 비유하고 싶다. 우리는 에어컨을 조금이라도 저렴한 곳에서 구입하려고 여기저기 발품을 팔거나 정보를 찾는다. 백화점보다 할인마트가 저렴하다고 알게 되면 당연히 마트를 찾는다. 더욱 싸게 구입하기 위해 여름이 아닌 겨울에 구입하기도 한다.
부동산 투자도 마찬가지다. 부동산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은 무조건 저렴한 시기를 택하는 것이다. 이는 너무나 상식적인 것 같지만 너무나 중요한 투자방법이다. 필자로선 누구나 아파트를 구입하려고 가격이 오르는 시점에서 무슨 부동산 투자를 하려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지금처럼 아파트 가격이 오른 상황에서는 매수자보다 매도자가 제대로 된 부동산 투자를 하고 있는 셈이다. 최근까진 아파트 호황기였다. 물론 지방에선 수도권보다 일찍 열기가 가라앉았지만 비교적 잘 나갔다.
부동산 투자를 하고 싶다면 호황기를 피해야 한다. 호황기에는 시행사나 시공사 그리고 부동산 매도자가 혜택을 보는 시기다.
이 시기엔 상투를 잡는다는 사람이 부쩍 늘어 손해 보는 사람이 적지 않게 생겨날 것이다. 부동산 투자를 하고 싶다면 불경기를 노리는 것이 현명한 판단일 것이다.
부동산 경기가 나쁠 때 부동산을 매입하라고 한다면 대부분의 독자들은 의아해 할 것이다. 과거 IMF 때를 생각해보자. 그로부터 7년 후 아파트 가격이 폭등하자 2005년 정부는 강도 높은 내용을 담은 8·31부동산대책을 발표했다.
그리고 5년 뒤인 2010년 정부는 부동산 폭락으로 하우스푸어 구제를 위한 8·29부동산대책을 내놨다. 그로부터 7년이 지난 지금은 어떠한가.
지난해 11월 정부가 부동산 금리인상을 발표하면서 잠깐 동안이지만 부동산 열기가 주춤한 적이 있었다. 그때 상황은 독자들도 알고 있겠지만 촛불집회로 더 이상 정부에서 부동산 규제를 할 상황이 아니었다.
어쨌든 개인적으로 적어도 올해 말이나 내년 초부터 부동산 열기가 가라앉을 것으로 예상한다. 물론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어떻게 운영되느냐에 따라 변화가 있겠지만 현재 분위기로 봐서는 그렇게 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 우리나라 경제상황은 썩 좋지 않다. 실수요자의 실질 소득은 줄어드는데도 부동산 가격만 오르는 기현상은 오래 못갈 수밖에 없다.
요즘 주위에서 만나는 여러 부동산 관련 행사는 실수요자보다 투자목적과 관련돼 수익을 얻으려는 업체직원들이 더 많다는 생각은 지울 수 없다.
필자는 투자자들에게 묻고 싶다. 아파트 폭락과 폭등이 5~7년 주기로 반복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여전히 상투를 잡으면서까지 아파트를 사고 싶은지를 말이다.
허준열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