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열의 투자의신] 부동산 투자, 나만의 경쟁력 갖춰라
[프라임경제] 전반적인 국내 경기 침체와 함께 부동산 경기 또한 빙하기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 필자에게 부동산투자 상담을 의뢰인들은 되레 늘어나고 있다. 얼핏 기이한 현상으로 보이지만 생각해보면 상당히 일리가 있어 보인다. 부동산경기가 활황일 때보다 불황일 때 수익을 낼 여지가 많다는 사실을 깨닫는 투자자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부동산경기가 붐을 일으켰을 때를 생각해 보면 정답이 나온다. 이때는 너도 나도 투자에 나서는 바람에 분양가가 비싸더라도 순식간에 분양 완판이 이뤄진다.
그러면 누가 득을 보는지 손익을 따져보자. 당연히 시행사나 시공사가 최대 수혜자들이다. 분양에 나서기 무섭게 물량이 소진되니 이들의 주머니가 두둑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일반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힘들게 분양을 받았다 치더라도 당장 남는 것은 없다.
그런데 분양시장이 나빠지면 상황은 전혀 달라진다. 시행사나 시공사는 개발사업에 나서기가 쉽지 않다. 당연히 개발사업 포기가 많아질 것이며, 개발사업을 진행한다 해도 미분양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분양가를 낮게 책정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는 시행사나 시공사는 개발사업 이윤이나 공사비 이윤을 낮춰야 한다.
여기에는 경기가 나쁜 관계로 토지가격이 내려가기 때문에 그 만큼 시행사로서는 싸게 토지를 매입해서 분양가를 낮출 여력이 있기 때문에 일종의 안전장치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경기가 좋을 때보다 경기가 나쁠 때 부동산을 매입하는 것이 유리하다. 이는 필자가 누누이 강조해온 부동산투자의 원칙이다.
그래서 부동산경기가 좋을 때는 부동산을 매도할 타이밍이라고 거듭 강조해 왔다. 요즘 들어 투자 상담을 의뢰하는 고객들 가운데 월세를 목적으로 하는 장기투자자가 눈에 띄게 늘어났다. 지난 해 하반기까지만 해도 단기투자를 목적으로 투자 상담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안정된 월세에 집착하는 투자자들이 급격
히 늘었다. 이는 침체된 국내 경기 탓으로 안정적인 수익원 확보에 관심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이런 장기투자자들은 월세를 받을 수 있는 액수에 초점을 맞춰 투자 방향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 분양받은 부동산이 훗날 매도할 때 현재의 월세 수입이 매매
가 형성에 크게 좌우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5억원의 부동산을 2채 분양을 받았다고 가정해 보자. 하나는 월세 수입이 240만원이고, 나머지는 월세가 300만원이라고 가정했을 때 누구든지 월세 300만원의 부동산을 매입하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분양가 5억원의 부동산이 매매가에서 5억원인 경우는 흔하지 않다. 월세 240만원 받는 부동산은 매매가 4억7000만원이 될 수 있고 월세 300만 원을 받는 부동산은 매매가 6억원이 될 수 있다. 이 처럼 맨 처음 분양받은 5억원의 부동산은 매매시장에서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단지 현재 월세를 얼마를 받고 있는지가 중요할 뿐이다. 월세가격이 매매시장 가격 형성에 중요한 이유가 이 때문이다.
부동산은 어느 정도 정해져 있는 공산품 가격과 달리 가격이 일정하지 않다. 같은 아파트라도 경기 좋을 때와 나쁠 때 가격차가 천차만별이다. 상가나 토지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필자는 틈만 나면 부동산의 흐름을 잘 읽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필자는 부동산의 흐름을 잘 모르는 투자자들을 대하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그들에게는 웬만하면 부동산 투자보다 은행에 저축을 하는 게 낫다고 조언한다.
그래도 부동산 투자에 강한 의지를 보이는 의뢰인에게는 어찌 막을 도리가 없다. 그럴 땐 손자병법에 나오는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知彼知己 百戰不殆)'라는 격언을 소개하면서 충분히 준비를 하고 임하라고 한다.
욕심이 눈앞을 가릴 수 있다. 무턱대고 덤벼들었다가 후회하지 말고 철저한 준비와 타이밍에 맞는 결단이 투자의 기본이다.
허준열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