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열 투자의 신] '유동성' 거품 빠진 부동산, 도래할까?
[프라임경제] 대출은 막히고, 금리는 계속 올라가고, 매물은 급매로 싸게 내놓아도 쉽사리 매매가 성사되지 않고 있다. 그 동안 끝을 모르고 치솟던 부동산 가격이 이제 비로소 거품이 빠지는 시기라는 의견에 그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못 할 상황이 펼쳐진 것이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지난 2015년부터 아파트 가격이 급격하게 상승곡선을 그리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다시 한 번 급격하게 폭등했다. 이어 그 끝을 모르게 치솟던 부동산 상황이 문재인 정부 3년차에 접어든 현 시점, 거품이 빠지며 심상치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파트 가격이 절정까지 올랐다는 시장의 회의적인 분위기, 담보 대출 규제, 지속적인 금리 인상, 아울러 세계경기 불황이라는 먹구름이 짙게 드리운 상황 속에서 아파트 가격 상승은 이제 추세가 완전히 꺾여버린 상황이다. 불과 수개월도 채 흐르지 않은 시간이지만, 동시 다발적인 여러 요인들로 인해 아파트 가격 거품은 빠지고 있는 형국이라 설명된다.
대한민국 내수 경기는 어떠한가. 필자가 말을 안 해도 독자들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크고, 작은 회사뿐만 아니라 임대료 상승, 소비자 지출 감소 등으로 자영업자의 아우성 소리는 갈수록 커져만 가고 있다.
반면 월세는 해마다 더 오르면 올랐지, 장사가 안돼서 월세가 내려갔다는 얘기는 좀처럼 들려오지 않는다. 그렇다. 이를 통해 도출할 수 있는 결론은 아파트 가격 하락뿐만 아니라, 상가 가격 하락도 현실에 동시 수반되고 있다는 점이다.
예전에 줄을 서서 기다리다 순번이 돌아와야 먹을 수 있는 유명 맛집도 이제는 옛말이 될 정도로 손님 수가 많이 줄었거나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임대료가 보다 저렴한 곳으로 이전한다. 심할 경우 아예 폐업하는 곳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상가 시장 또한 향후 호재보다 악재가 많을 것이라는 우려는 매우 극명한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상가를 분양받은 사람도 아파트처럼 은행에서 대출을 최대한 받고, 자신이 보유한 자금을 보태서 분양을 받는다. 분양 받을 당시에는 분양상담사와 공인중개사에게서 투자금액대비 연 5%에서 6%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설명에 상가를 분양 받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예상한 월세를 받았을 때 경우의 수에 지나지 않는다.
지금처럼 내수경기가 여느 때보다 좋지 않을 때보다 임차인이 월세를 다음 달로 미루거나 점포를 빼겠다고 하면 앞으로 감당해야 될 대출이자, 공실이 될 경우의 관리비 부담에 대한 생각에 눈앞이 깜깜한 것이 현실이다.
내 집 장만을 위해 아파트를 매입하는 사람, 노후 대책으로 은행금리대비 작은 상가를 분양 받아 월세로 생활을 하고픈 사람 등등 부동산 구매에 대한 개인적 이유는 각양각색에 해당되지만, 아파트, 상가, 오피스텔처럼 우리의 삶과 밀접한 부동산 가격 안정은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고 말할 수 있다.
나아가 합리적인 부동산 가격 정착과 함께 부동산 거품, 부동산 폭락이란 단어가 존재하지 않도록 해야 하는 것이 앞으로 정부가 적극 매진하고 풀어야 할 숙제다.
열심히 일하며 선량하게 산 사람이 평생 모은 돈을 기반으로 부동산을 매입한다고 가정해보자. 똑같은 부동산 매물을 가격이 최고점인 절정일 때 초보자가 사는 것과 부동산 가격이 최저점일 때 사는 가격차이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현 상황은 부동산을 도박에 비유해도 하나도 이상할 게 없는 것이다. 지금도 전셋집에서 최초로 내 집 마련이라는 꿈을 이루려는 사람, 나이 들어 안정된 노후 대책으로 상가 구입을 준비하는 사람은 늘 존재하고 있다.
지금처럼 부동산을 구매하려는 이들에게
"부동산은 구매할 타이밍이 있다", "감이 있어야 한다"라고 조언하는 것 자체가 필자에게는 마음의 짐으로 다가온다.
"부동산을 언제, 어느 때 구매하더라도, 초보자나 전문가가 사더라도, 가격에는 큰 차이가 없다"라고 말할 수 있는 시기가 빨리 도래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허준열 투자코리아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