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열의 투자의 신] 부동산 신호를 봐야 타이밍 알 수 있다
[프라임경제] 자신만의 투자원칙이 없는 초보 투자자는 주변에서 집값이 들썩이면 불안한 마음부터 들기 시작했다.
'이러다 영영 집을 못 사는 거 아니야?'라는 조바심에 무리한 대출을 받고 어디가 오른다더라 하는 소문을 따라 집을 매매한다. 그러나 이때부터 정부는 부동산시장이 불안하다며 각종 규제로 옥죄이기 시작하고 천정부지로 오를 것 같던 집값은 하락세로 반전한다.
무리한 대출을 받고 산 집이다보니 집값이 떨어질수록 점점 얼굴에 살이 빠진다.
'대출이자를 갚아야 하는데' '원금은 언제 갚나' '집은 팔리지도 않고' 등 점점 깊어지는 고민에 결국 버티지 못한 초보 투자자가 큰 손해를 감수하며 매물을 내놓으면 결국 다른 투자가가 매물을 사간다.
급매물을 매입한 고수 투자자는 집값이 다소 떨어져도 느긋하다. 부동산 시장이 한 없이 횡보기를 걸으며 서민들이 아우성치자 정부가 서서히 규제를 풀어주고 집값은 다시금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동안 멈춰있던 주변 개발호재도 빛을 발한다. 이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초보 투자자는 배가 아프다. '저기 오른 곳이 원래는 내가 살던 곳이었는데'라는 한탄만 할 뿐이다.
부동산 투자에 있어 고수와 하수의 차이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바로, 부동산 시장 혹은 정부에서 보내오는 신호를 얼마나 잘 파악해 대처하느냐다. 고수들은 시장의 흐름과 부동산 정책을 읽어내 남들보다 한 템포 빠르게 움직이는 반면 하수들은 시장을 뒤쫓아 가기 바쁘다.
결국 부동산 역시 아는 만큼 보이는 것이고 시장의 시그널을 재빨리 캐치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몇 가지 시그널을 살펴보자.
정부가 각종 규제를 내놓기 시작한다면 그것은 부동산 집값을 잡겠다는 신호로 파악해야 한다. 즉 이러한 정책들로 인해 부동산 가격이 횡보하거나 떨어질 수 있겠구나 생각하고 움직여야 한다.
대표적인 부동산 규제로 대출규제를 들 수 있다.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자만 상환하는 거치식 대출이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에는 원금과 이자를 매달 일정하게 갚아 나가는 원리금 균등상환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즉 부동산 구입을 어렵게 해서 집값을 잡겠다는 정부의 의지로 파악할 수 있는 것이다.
금리가 오르면 집값은 하락하고, 금리가 내리면 집값은 상승하는 반비례 관계를 보인다. 금리가 오르면 대출을 받아 아파트를 사려는 수요자들의 이자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고, 이는 수요자들의 매수 심리를 위축시켜 결국 집값 하락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금리가 내려가면 은행에 거액의 돈을 넣어 놔도 이자가 매우 적다. 따라서 사람들이 실물경제 투자에 눈을 돌리게 되어 부동산 가격이 상승한다.
시장에 낮은 가격으로 팔려는 급매물 건수가 많고 전세물건도 많으면 집값은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수요공급 측면으로 봤을 때 팔려는 사람은 많은데 살 사람이 별로 없다면 당연히 집값은 내려간다.
반면 급매물이 나오자마자 빠르게 소진되고 전세매물이 품귀현상을 보인다면 집값이 올라갈 수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전세물건을 찾다가 못 찾으면 어쩔 수 없이 주택을 구매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부동산 경기가 좋고 집값이 오를 기미가 보인다면 건설사에서는 분양시기를 연기한다. 집값상승에 따라 분양가도 높일 수 있고, 분양도 더 잘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건설사들이 분양시기를 앞당긴다면 현재보다 미래의 부동산 시장이 나쁘다고 판단해서다.
허준열 투자코리아 대표